여름이야 수영하기 좋은 계절이었지만 겨울은 아니었다. 제아무리 머리카락을 바싹 말리고 나온다 해도 두피가 물기를 머금은 것인지 밖으로 나오는 순간 뇌까지 꽝꽝 얼어버리는 기분이 되고는 했다. 마침 귀에 꽂은 에어팟에서 원영의 상황과 똑같은 노래 가사가 나오고 있었다. 머리가 띵. 머리가 띵. 노래 존나 대충 만드네. 듣고 있으면 정신까지 이상해지지 않을까 ...
최초의 기억. 김채원의 기억 속엔 언제나 김민주가 함께였다. 어딘가에 박혀있을 최초의 기억에서조차. 같은 유치원, 같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질릴 법 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둘 다 한 쪽이 없어지는 것은 상상도 하지 않았다. 쟨 누구야? 밖에서 기다리는 민주를 친구가 턱짓으로 가리켰다. 초중고 동창. 채원이 간결하게 대답했다. 불알친구 ...
사쿠라/장원영 “아, 아, 들리는가. 여기는 Squirrel. 현재 지구 궤도 136바퀴 째 돌고 있으며, 통신두절 약 14일째. 사실상....” 목구멍에 돌이라도 박힌 듯 아무런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헛기침을 한 뒤 겨우 말을 이었다. “사실상 표류중이다. 통신이 닿는 즉시 응답바란다.” 버튼에서 손을 내리면 웅웅거리는 기계음을 제외하고는 온통 정적뿐이...
매서운 엄마의 눈이 원영을 훑었다. 팔짱을 낀 모습이 어디 유명한 산의 바위를 생각나게 했다. 원영은 오소소 돋아나는 소름을 애써 무시한 채 흐트러졌을 표정을 다잡았다. 이번만큼은 정말, 정말로 잘못한 게 없었다. 조금은 당당해져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표정이 한결 진심으로 여유로워졌다. 엄마는 무서운 존재였지만 원영 역시도 만만치 않은 딸이었다. ...
나 어제 또 언니랑 싸움. 언니 진짜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지는 내 옷 존나 입으면서 지 옷은 입지 말래. 그게 말이냐고. 그래도 언니 있는 게 좋잖아 넌 아직도 그 소리니? 언니 없는 애들은 하여간 환상만 가득해서는 야. 나도 언니 있잖아. 그러니까 하는 말이지. 누구? 유리 언니? 지랄하네. 친언니 아니잖아 유진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카톡 알림을 껐다...
과장 좀 보태면 일생일대의 기회였다. 일일 드라마 조연을 전전하던 내가 떡하니 수목 드라마 조연역에 붙어버렸으니. 회사에서도 기대를 안 할 수가 없었다. 여자주인공의 친구역. 화려하진 않았지만, 잘만 하면 나도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거였다. 안녕하세요 김채원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촬영장 곳곳을 누비며 인사를 하다가 김민주라는 이름을 보곤 우...
최예나는 출소하자마자 그 좋은 차를 끌고 다시 경찰서로 갔다. 입구에서부터 조유리 외치면서. 조유리 어딨어 조유리. 한쪽 손목엔 두부 든 검은 봉다리가 달랑달랑 매달려 있었다. 몇 년 전 그 옷차림 그대로 달려와 벌떡 일어선 조유리 팔에 매달렸다. 달라진 거라곤 좀 빠진 얼굴 살이 다였다. 그마저도 면회 자주 갔던 조유리는 알아채지 못했다. 바빠서 못 온다...
와주시는 분들 봐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해요 앚페스 하는 블로그고.. 주로 안권룡옌딤님 씁니다 자기만족하려고 올리는 글들이기도 하구요,, 좀 수위가 있다 싶은 글들은 비밀글로 올립니다 1047 이 비밀번호입니다🔥 할말이나 물어보실게 있으시다면 (혹은 앚페스 얘기 하실분) 트위터 @dlfldhsjfk37 에스크 https://asked.kr/comehere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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